아직도 영남지역의 한나라당 지지는 ‘친(親)이회창’에서보다는 ‘반(反)DJ’에서 나오고 있다는 게 이총재측의 현실 인식. 게다가 국민회의의 동진(東進)전략까지 겹쳐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이총재의 흉중(胸中)을 어지럽히고 있다.
이총재가 여야총재회담 직후의 화해무드 속에서도 지난달 19일 부산국정보고대회를 강행한 것은 TK(대구경북)에서 PK(부산경남)지역으로 공략 타깃을 옮긴 국민회의의 동진전략을 의식한 것이었다.
그러나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합당할 경우는 영남지역에서 거부감만 더할 것이라는 게 이총재측의 판단. 또한 내년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한나라당 공천을 노리는 사람들 때문에 이 지역에서 이총재의 힘이 강해질 것으로 본다.
문제는 반DJ에서 연유한 영남지역의 한나라당 지지를 어떻게 이총재 지지의 등식으로 연결시키느냐는 것. 이총재측은 5월 중 깃발을 들 ‘새 정치’와 ‘새로운 정치세력 형성’을 통해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비영남출신인 이총재가 이 지역에서 얻는 지지의 밀도(密度)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이총재측도 인정한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