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 관계자는 6일 “남북한간 업종별 분업에 입각한 협력체제 구축의 한 방안으로 유휴설비의 북한 이전을 적극 추진중”이라며 “북한측이 받아들일 의사만 있다면 올 연말부터라도 설비 이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유휴설비의 대북이전을 서두르는 것은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유휴화한 과잉설비 처리문제가 현안으로 대두되어 있고 80년대 후반부터 국내 유휴설비를 대량흡수했던 동남아지역의 경우 현지 노임이 오르면서 추가 설비수출 여건이 악화됐기 때문.
정부는 우선 남북한 당국 및 민간당사자들간의 4자협의하에 투자규모가 작고 단기간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부터 시범적으로 이전한다는 구상이다.
시범사업이 성공하면 투자보장 이중과세방지 과실송금 등과 관련한 남북간 협정을 체결하면서 설비 이전을 본격화한다는 방침.
정부는 초기에는 성업공사가 관리중인 3천여개 부실기업 공장중 가동을 멈춘 절반 가량의 유휴설비를 우선 이전하고 장기적으로 국내 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노동집약적이고 경쟁력이 저하된 산업을 대거 이전할 방침이다. 산자부는 이전 업종 후보로 음식료 섬유 신발 화학 철강금속 기계 전자 자동차부품 등을 꼽고 있다.
설비 이전 형태로 △무상공여 △직접투자 △설비제공형 임가공 △장기임대 등 다양한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