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부정선거 수사지시]여권, 농담조로 野성토만…

  • 입력 1999년 4월 6일 19시 43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6일 ‘3·30’재 보선의 부정시비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하고 있을 즈음 국민회의 당직자들은 농담조의 야당성토에만 열을 올렸다. 이날 오전 열린 총재단회의에 앞서 한화갑(韓和甲)원내총무는 서울 구로을 재선거에서 당선된 한광옥(韓光玉)부총재에게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누가 부정선거를 많이 했는지를 가리기 위한 토론을 제안하자”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김영배(金令培)부총재가 “누가 선거부정을 많이 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했는지에 대해 토론해야 한다”고 정정해 주었다. 선거부정 자체를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였다.

한총무는 재차 “한부총재가 경기 시흥 보선에서 당선된 자민련 김의재(金義在)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통해 부정선거에 대한 토론을 제안해야 한다”고 말을 바꾸자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듣고 있던 한부총재는 “토론을 한다면 한나라당 이회창총재하고 해야지”라고 말을 받기도 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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