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전대통령은 이날 경남 통영시의 한 호텔에서 한나라당 의원 및 지구당당직자, 전 현직 경남도의원, 옛 야당동지 등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만찬모임에서 김대통령을 향해 전화도청 고문 등 인권탄압과 함께 야당파괴 선거부정 등을 저지른 독재자라고 주장했다.
김전대통령은 “집권여당은 작년 경기 광명과 부산 해운대―기장을의 부정선거에 이어 이번 서울 구로을과 경기 시흥의 재 보선에서도 관권과 폭력을 동원하고 선거인을 매수하는 뻔뻔스러운 일을 저질렀다”면서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독재정권과 싸워서 이 땅에 민주주의를 찾아 이 시대의 승리자가 되자”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의 독재자 중 불행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사실은 역사가 가르쳐 주고 있다”며 “나는 어떤 개인과 국가도 불행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김전대통령이 지난해 2월 퇴임 이후 공개적인 자리에서 현 정권을 독재정권으로 몰아붙이면서 신랄하게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의 정치활동 재개여부와 함께 이날 발언배경에 대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전대통령은 또 “새 한일어업협정은 독도와 제주연안의 조업권을 양보한 매국행위”라면서 “김대중정권은 아무런 협상력도, 준비도 없이 빼앗길대로 빼앗겼고 이는 국가의 수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국민회의 자민련 등 여권관계자들은 “국가파탄의 책임자인 김전대통령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비난하면서도 공식논평은 발표하지 않았다.
〈통영〓이원재기자〉w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