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발언]『대통령 시킨게 누군데…』평소 배신감 토로

  • 입력 1999년 4월 7일 08시 36분


김영삼(金泳三·YS)전대통령이 6일 공개석상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해 ‘독재자’라며 예상을 뛰어넘는 직격탄을 날린 이유는 뭘까.

YS측은 “있는 그대로를 얘기했을 뿐”이라면서 현 정권 출범 이후 김대통령에 대한 섭섭함이 발언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YS측이 그런 발언으로 인해 어느 정도 파문이 일어날 것인지를 몰랐을 리 없다.

특히 YS는 이날 김광일(金光一)전비서실장 등 측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져 그의 심경을 짐작케한다.

YS는 올들어 한나라당의원 수십명을 몇차례에 걸쳐 서울 상도동 자택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면서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털어 놓았었다.

97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측에서 ‘DJ비자금’을 폭로했을 때 수사를 중단시킨 것을 비롯해 김대통령을 도와줄 만큼 도와줬다는 게 YS측 설명.

그런데도 김대통령이 당선 후 YS와 가까운 사람을 불러 정치자금 제공여부를 캐는 등 괴롭혔다고 언성을 높였다.

YS의 한 측근은 “김전대통령이 사실상 현 정권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은 예고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즉 현 정권과 대결국면을 유지하지 않을 경우 현 정권의 공격이 계속 이어질 뿐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것. YS로서는 ‘생존차원’의 방어조치라는 얘기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YS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산 경남지역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실상 정치재개를 선언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적지 않게 나온다. 그래서 YS가 “현 정권과의 독재투쟁에 나서자”고 주장한 대목이 한층 눈길을 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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