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본회의에 참석한 국민회의와 자민련 의원은 1백56명. 그러나 서의원 체포동의안의 찬성표는 1백36표에 불과해 20명이 반대표를 던졌거나 무효 또는 기권처리된 셈이다. 만약 한나라당에서 서의원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의원이 있었다면 공동여당의 이탈표는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의심의 시선은 일단 자민련쪽에 쏠렸다. 내각제 개헌을 둘러싼 청와대 및 국민회의와의 갈등이 대규모 이탈표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자민련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서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에 소극적이었다. 동료 의원에 대한 막연한 동정 여론에다 정치권 사정에 대한 폭넓은 불만이 당내에 적지않아 표 단속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국민회의측에선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총리가 성급하게 서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낙관하는 바람에 이날 표결에 임하는 자민련 의원들의 긴장감이 풀어졌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자민련은 “자민련 의원이 고작 54명인데 반란표 20표가 모두 자민련에서 나왔단 말이냐”고 반박했다. 한 관계자는 “검찰 수사에 불만이 많은 것은 자민련이나 국민회의나 마찬가지”라며 “박상천(朴相千)법무장관 해임안과 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 탄핵안 표결에서도 찬성표가 적지 않았던 것은 이같은 반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에서 국민회의로 당적을 옮긴 의원들은 서의원의 구속으로 ‘세풍(稅風)’사건 수사가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