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위기정국」수습착수…총재대행에 김영배씨

국민회의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 파동으로 불거진 공동여당의 내분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정치적 공세 및 대북정책의 혼선에 대한 비판론 고조 등 최근의 정국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수습책 마련에 나섰다.

김대통령은 이날 첫 수습책으로 서의원 체포동의안과 관련한 반란표 사태의 책임을 물어 조세형(趙世衡)국민회의총재권한대행을 물러나게 하고 후임에 김영배(金令培)부총재를 지명했다. 또 한화갑(韓和甲)원내총무도 경질키로 하고 후임을 9일 중 경선을 실시해 선출키로 했다.

김대통령은 정국 타개책을 모색하기 위해 8일 저녁 청와대에서 김총재권한대행 지명자와 회동한 데 이어 9일 오전에는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와 단독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김대통령은 이어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와도 회동한다.

김대통령은 일련의 여권 지도부 회동에서 최근 상황이 ‘정권출범 후 최대의 위기’임을 설명하고 공동정권의 단합된 모습과 여여간 공조를 특히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김대통령이 최근의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특히 공동여당이 지금처럼 불협화음을 계속 빚을 경우 김대통령이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회의 내부에서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당론이 급속히 세를 얻고 있으나 김총리측이 거부의사를 고수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김총재권한대행 지명자는 이날 “자민련과의 합당을 해내고 말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한편 국민회의의 후임 원내총무 경선에는 3선의원 중 손세일(孫世一) 이영일(李榮一) 김충조(金忠兆)의원 등이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관기자〉dk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