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는 이날 총재권한대행 등 지도부에 대한 문책 인사가 단행되는 등 하루종일 어수선한 분위기. 조세형(趙世衡)전총재권한대행은 이날 아예 당사에 나타나지 않았고 한화갑(韓和甲)총무는 개혁특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뒤 사무처를 돌며 고별인사.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만 당사에 남아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동요할 것 없다”며 사태를 추스르느라 안간힘.
○…이날 국민회의 안팎에서는 당직개편 등과 관련해 여러가지 뒷말이 무성. 신임 김영배(金令培)총재권한대행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어 당과 청와대 간의 가교역을 해낼 수 있는 적임자이긴 하지만 ‘구인물 발탁’이라는 점에서 ‘면모일신’과는 거리가 있지 않으냐는 의견이 대두.
○…자민련은 이날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 주재의 간부간담회에서 “국민회의가 인책성 당직 개편을 한다고 해서 우리까지 덩달아 개편하면 안된다”고 의견을 모은 뒤 총재단회의에서 박태준(朴泰俊)총재에게 이를 건의. 이에 따라 이번 사태에 대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을 갖고 있던 박총재도 결국 이들의 주장을 수용했다는 후문.
○…한나라당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기자실에 들러 “우리 당 ‘3·30’부정선거대책특위가 공무원이 선거에 직접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부정선거 규탄 투쟁을 벌이겠다”고 발표.
이에 앞서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주요당직자회의를 주재하기 전 사진기자들에게 “가급적 웃는 표정은 찍지 말아달라”고 요청. 7일 저녁 서상목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자축 모임에서 이총재가 웃으며 노래하는 모습이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과 관련해 “상대방이 초상집 분위기인데 너무 즐거워 하는 것 아니냐”는 내부 지적이 있었기 때문.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실시된 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를 놓고도 국민회의 당직자들은 가슴을 쓸어내리는 모습.한 당직자는 “본회의장 분위기로 볼 때 만약 김총장 탄핵소추안을 서상목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에 앞서 표결에 부쳤다면 가결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랬다면 현정권에 치명타가 됐을 것”이라며 안도. 한나라당이 표결후 “사실상 가결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
〈양기대·윤승모·박제균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