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국회투표 앞두고「1인 2백만원」지급

  • 입력 1999년 4월 8일 19시 42분


자민련이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소속 의원들에게 돌린 ‘오리발’ 2백만원의 출처를 놓고 갖가지 설이 분분하다.

돈을 돌린 구천서(具天書)원내총무는 8일 일절 언급을 피했다. 공식적으로는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떼면서도 사적으로는 “뭘 그런 걸 다 알려고 그래”라며 말을 돌렸다.

박준병(朴俊炳)사무총장은 “말 할 게 없다”며 입을 다물었다. 이완구(李完九)대변인 역시 “아는 바 없다. ‘오리발’을 받았다는 사람이 누구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당의 실무관계자들은 ‘오리발’이 당의 공식자금에서 지출된 것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이들은 또 구총무가 개인적으로 조달한 것도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결국 이 돈은 자민련 ‘외부’에서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일부에서는 자민련의 반란표 방지를 위해 청와대나 국민회의 쪽에서 지급됐을 것이라는 말도 나돈다.

이 때문에 몇몇 의원들은 “돈 줄테니 서의원 체포동의안을 처리해달라는 매표(買票)행위와 다를 게 없다”고 자조(自嘲)섞인 푸념을 했다. 한 의원은 “그렇지 않아도 여당에서 이탈표가 나와 곤혹스러운데 돈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져 얼굴을 들 수 없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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