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공동여당이 내각제논의를 유보하는 대신 ‘합당불가피론’을 내세우면서 이를 위한 정치적 수순을 밟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만약 합당이 성사된다면 당내 수도권 의원들의 동요와 이탈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전제에서 한나라당은 “정국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은 상반기 중 내각제개헌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려 정국의 혼란 소지를 없애라”고 거듭 촉구했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 브리핑을 통해 “두 여당의 합당 및 내각제개헌 문제가 정치권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국민에게도 지장을 주고 있다”며 “국론을 분열시키고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는 낭비적 소모적 행태는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공동여당의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내각제 불씨’를 계속 살려 공동여당의 ‘순항’을 교란시키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계산에도 불구하고 효과적 대응수단은 마땅치 않은 듯하다.
아무튼 한나라당이 가장 우려하는 상황은 합당론이 공동여당 내에서 세를 얻어 추진력이 붙는 경우다. 게다가 당내 일부 비주류인사들이 여권에 합당을 촉구하며 합류 가능성을 흘리고 있는 것도 당지도부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형편이다. 일부 당관계자들은 “여권이 공동여당 체제 하에서의 국정운영에 한계를 실감하고 합당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며 걱정스러워 하는 표정이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