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간담회]내각제 강경파들 어느정도 수긍할까

  • 입력 1999년 4월 12일 07시 16분


여권 수뇌부의 ‘8월말까지 내각제 논의 중단’ 합의 이후 자민련이 어떤 행보를 걸을지는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참석하는 12일 소속 의원 오찬간담회에서 그 첫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

김총리는 간담회에서 여권 수뇌부 합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의원들의 이해를 구할 예정이다. 내각제 약속은 살아 있고 9월 이후에도 개헌을 위한 물리적 시간여유는충분하니서두르지 말고 기다리자는당부가있을것으로예상된다.

문제는 당내 내각제 강경파의 향배. 이들은 현재 갑작스러운 수뇌부 합의에 대단히 발끈한 상태다. 이인구(李麟求)부총재는 “솔직히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동복(李東馥)의원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김칠환(金七煥)의원은 “9월 이후 개헌 스케줄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수뇌부 합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영재(趙永載)의원은 “연내 개헌을 전제로 하지 않는 합의라면 용납할 수 없다”고 가세했다.

이런 분위기만 보면 이들이 당장에 들고일어날 것 같지만 꼭 그렇게 단정하기는 힘들다. 당의 ‘오너’격인 김총리에게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데다 최근 지도부가 온건파로 대체돼 반발해봤자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 역시 11일 김총리를 독대한 뒤 “총리의 내각제 신념에 변함이 없더라”면서 일단 수뇌부 합의를 인정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평소 “김총리가 아니면 나라도 하겠다”면서 내각제 투쟁의지를 보여 김총리의 어정쩡한 태도가 9월 이후까지 계속되면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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