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내각제 날 믿고 따라달라』 의원들 「토닥토닥」

  • 입력 1999년 4월 12일 19시 46분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는 12일 자민련 의원들과 점심식사를 같이 하면서 ‘8월말까지 내각제 논의 중단’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골자는 내각제 합의는 여전히 살아있고 시간도 충분하니 믿고 따라달라는 것.

김총리는 먼저 국민회의와의 합당론을 일축하면서 얘기를 풀어나갔다. “국민회의와 공조를 하고 있지만 자민련은 자민련이다. 합당 운운하는 것은 옳지않은 발상이다”라고 김총리는 단호하게 말했다.

김총리는 특히 90년 신민주공화당시절 민정당 통일민주당과의 3당합당을 예로 들면서 “합당은 당의 존재를 없애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합당 운운하면 그는 이 당에 있을 수 없는 사람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관심의 초점인 내각제개헌문제로 화제를 옮기면서 “8월까지 내각제 얘기를 해서 부작용을 자초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내각제 합의가 조금도 변질될 이유가 없다. 시기상 우선적으로 먼저 할 일을 위해 논의를 중단하자고 내가 제의했다. 8월까지면 시간은 있다”는 게 김총리의 설득논리였다.

‘우선적으로 먼저 할 일’로 김총리는 자민련의 내부 역량 강화를 꼽았다. “우리가 내각제를 주장하고 있으나 주장만 있지 기반이 완벽하게 돼 있지 않다. 변하지 않고 남아 있기 위해 우리는 변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김총리는 “나는 여러분과 함께 있다. 여러분의 결심에 충실히 복종할 것이다”며 말을 끝낸 뒤 곧바로 자리를 떴다. 이 때문에 “9월 이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으려던 의원들은 한마디 질문도 못한 채 점심식사를 해야 했다.

이인구(李麟求)부총재는 “내각제 논의 중단 이후의 대안에 대해선 뚜렷한 언급이 없어 아쉽다”면서 “언제까지 미지근한 얘기만 할 것인가”라고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대전의 한 의원도 “논의를 중단했다가 다른 문제가 터져 개헌이 물건너가면 어쩌자는 말이냐”고 말했다.

충청권의 한 의원은 “김총리가 한 당직자에게 ‘9월 이후 내각제가 안되면 내 입장은 확고하다’고 말했다는데 오늘은 그런 얘기가 없어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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