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釜山으로 옮긴」 여야 지도부…PK 민심잡기 총력

  • 입력 1999년 4월 15일 19시 46분


여야 지도부가 15일 부산으로 총출동했다.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총재권한대행과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등은 이날 부산MBC 창사40주년 기념식에 동시 참석하는 등 부산지역 ‘민심 다잡기’에 나섰다. 여야 지도부의 부산 집결은 김영삼(金泳三·YS)전대통령의 부산 방문 직후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국민회의는 이날 김대행과 이만섭(李萬燮)고문, 서석재(徐錫宰) 노무현(盧武鉉) 정동영(鄭東泳)의원 등 대규모 방문단을 내려보내 부산 경남(PK)지역 정서 추스르기를 시도.

김대행은 부산MBC 창사기념식에 참석한 뒤 부산시지부 간부 및 지구당위원장들과 만찬을 함께하며 “지역감정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으나 거기에 귀를 기울이지 말고 냉정하게 판단해달라”고 YS를 겨냥. 그는 또 “내년 총선에서 국민회의는 반드시 전국정당화를 이뤄내야 한다”며 “특히 영남에서 젊은 인재를 많이 영입해 새바람을 일으키겠다”고 강조.

○…자민련은 이날 부산시민회관에서 박총재와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 등 현역 의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시지부 개편 및 부산경제살리기 결의대회를 개최.

박총재는 치사에서 “경제위기 장본인이 우리 고향의 정치인인 줄 아느냐”면서 YS를 비난. 그는 또 “더 이상 나라를 탈낸 지난 정권의 향수에 젖어 있어선 안된다”면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공조해 부산경제를 살려내겠다”고 다짐.

김수석부총재도 “경륜과 이념이 뚜렷한 자민련만이 부산경제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라며 지지를 호소.

○…한나라당 이총재는 부산방문 중 언론인터뷰 등에서 YS에 대해 애증(愛憎)이 교차하는 부산 민심을 감안해 YS에 대한 평가나 정치재개 움직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

이날 이총재의 부산행에 소속의원 30여명이 대거 수행. 당 주변에서는 이총재가 당내 물갈이를 전제로 한 ‘제2의 창당’을 선언하자 ‘눈도장’을 찍기 위해 몰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

〈부산〓윤승모·박제균·송인수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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