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쇄신움직임]한나라당, 李총재 제2창당 각오

  • 입력 1999년 4월 16일 19시 58분


《냉기류가 흐르던 여야관계에 봄볕이 스며드는 분위기다. 당의 정국대처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의지가 정치개혁협상 추진 필요성과 맞아떨어지면서 여권이 야당을 껴안으려는 자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서도 당 쇄신을 위한 ‘제2창당론’이 화두(話頭)로 부상하는 등 변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과연 ‘새 정치’가 실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나라당★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6일 당강령을 개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바로 전날 당명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한데 이어 ‘총체적 변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당이 ‘확실히’ 변했다는 인상을 주지 않고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2의 창당’을 하는 각오로 변신 드라이브를 추진하겠다는 게 이총재의 의지다. 이에 따라 현재의 당강령 전문에 포함된 “국가발전과 국정운영을 주도해온 신한국당과 정통야당의 맥을 이어온 민주당이 통합한 한나라당은…”이라는 내용을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민정계출신과 옛 민주당출신 인사들은 “과거를 부정한다고 새롭게 변신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이총재의 변신 드라이브에 제동을 거는 모습이다.

이들은 이총재가 말로는 민주적인 당운영을 역설하면서도 실제로는 ‘사당화(私黨化)’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총재가 이날 대구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총선 공천 때 계파지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나선데 대해 비주류의 반발이 거세지는 등 벌써부터 ‘총선 열병(熱病)’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이총재는 이날 “우리 당에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 문제를 일으킬 양식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쐐기를 박았다.

그러나 이총재는 “당의 쇄신이 물갈이로 연결되어서는 안된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과 당을 위해 일한 동지들을 물갈이라는 이름으로 바꾸려는 것은 아니다”면서 ‘제2의 창당’에 대한 당내 일각의 반발을 추스르려는 노력을 보였다.

그러나 옛 민주당출신들은 97년 합당 당시의 7대3 지분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고 비주류들은 “당을 깨자는 소리냐”고 반발하고 있다. 아무튼 이총재의 드라이브는 당내 반발과 내홍(內訌)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성공여부가 달려있는 셈이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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