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도둑」 신뢰 의문… 한발빼는 한나라당

  • 입력 1999년 4월 20일 19시 29분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20일 “여당과 검찰의 주 관심사와 수사 방향이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 집에 12만달러가 있었느냐, 없었느냐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바로 며칠전 “국민이 외환위기를 막기 위해 10달러, 1백달러를 은행에 팔 때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측근은 거액의 외화를 은닉하고 있었다”고 흥분했던 안대변인이 이처럼 한발 빼는 듯한 자세를 보인 것은 ‘고관 집 절도피의자’ 김강룡(金江龍)씨 주장의 신뢰도가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

한나라당은 19일 ‘고관 집 절도사건’ 현장검증 결과 김성훈(金成勳)농림부장관 집 절도 등 김씨 주장에 허점이 드러나자 곤혹스러워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여기에다 유지사가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12만달러를 털린 게 사실이면 내가 공직에서 물러나고 사실이 아니면 이총재가 물러나야 한다”며 강공을 펴고 나온 것도 이총재측으로서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대목.

이에 따라 당지도부는 ‘12만달러 절도’와 ‘장관 집 추가 절도’ 등 김씨 주장 외에 방증이 없는 부분에 대한 공세수위를 대폭 낮추기로 했다. 대신 △유지사의 3천5백만원과 배경환(裵京煥)안양경찰서장의 5천8백만원(검찰 발표는 8백만원)의 출처와 용도 △검찰과 경찰의 축소 은폐 의혹과 초동수사 미흡 등 이미 노출된 의혹으로 타깃을 옮기기로 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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