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소네는 17일자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대담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남북한 간에 금강산이나 공업지대 개발 등 대화가 진전되고 있는 것 같지만 아직 ‘감옥 속의 개발’같은 것으로 마음이 통하는 개발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나카소네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1년여 동안 김대통령의 대북정책에 큰 틀에서 동조해온 일본 자민당 정권이 ‘제 목소리’를 낼 것임을 시사하는 신호탄일 수도 있다. 나카소네의 발언요지는 다음과 같다.
▽김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해〓현명한 정책이지만 북한은 한국을 군사력으로 제압해야 하는 ‘속국’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북한 핵심세력의 사고 변화를 어떻게 촉진할 것인가. 세계무대로 끌고 나와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김정일(金正日)총비서를 세계유람시키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유엔에 불러도 좋을 것이다.
▽일본의 대북한 정책에 대해〓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이 서로 대화하라’고 북한에 말하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우리쪽은 특별히 신경쓰지 말고 일본이 북한과 관계개선을 해도 괜찮다”고 말하지만 일본으로서는 “먼저 한국부터”라고 말하는 것이 기본이다. 남북대화의 진전에 따라 일본도 미국도 중국도 앞으로 나아간다. 한국의 햇볕정책을 이해하고 지지할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일본 나름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일본 나름의 정책으로 나아가야지 햇볕정책을 취할 것은 아니다.
▽일본의 대북 국교정상화에 대해〓문제를 하나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착실히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일본인)납치사건 공작선사건 등이 있으므로 그것들을 해결하면서 대국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독단이나 가설에 입각해 정책을 세우는 것은 위험하다.
▽북한의 지하 핵의혹 시설과 미사일개발에 대해〓한국 미국 일본의 연합체제를 무너뜨려서는 안된다. 대포동미사일은 인근 국가에 공포를 주고 있다. 한국도 일본도 장거리미사일 개발은 자제하고 있다. 이에 상응해서 (북한이) 자제하는 것이 상식이다.
▽북한의 군비확장 의도에 대해〓달리 좋은 방법이 없을 것이다. 식량도 안되고 수출도 안되고, 모든 점에서 외톨이가 돼 있다. 단지 하나 내세울 것이 있다면 군사력이다. 바보취급을 받지 않기 위해, 국가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군사력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김정일체제는 상당기간 유지될 것인가〓그렇게 생각한다. 한 예로 중국은 북한을 귀찮게 생각하지만 (남북이 통일돼) 동북지방의 국경까지 미군세력이 미치는 것을 경계한다. 그래서 식량이나 원유를 지원해 (북한)체제를 유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