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파업]노동계 파국 막을길 없나?

  • 입력 1999년 4월 21일 20시 07분


민주노총의 파업 ‘확산’ 전략과 정부의 파업 ‘봉쇄’ 방침이 맞부닥치며 서울지하철 노조의 파업으로 시작된 노정(勞政)대립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민주노총은 서울지하철 노조 파업을 최대한 장기화해 한국통신 및 금속산업연맹 파업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모든 조직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며 정부는 조만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서울지하철 노조 파업을 중지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현재 양측간에 비공식 접촉마저 끊어진 상태여서 양측간 일전(一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양측 모두 한걸음 물러서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 파업 현황과 민주노총 전략 ▼

민주노총은 당초 공공연맹 위주로 파업투쟁을 이끌어 나가다 다음달 12일 금속산업연맹 총파업으로 연결시킬 예정이었는데 예기치 않았던 대우조선 노조의 파업으로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지도부는 서울지하철 노조의 파업을 최대한 끌어 한국통신 노조의 파업으로 연결시키는 한편 대우조선 노조와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대우그룹노조협의회(23개 노조 4만2천여명)의 파업을 기대하는 눈치. 여기에 부산지하철 노조 파업(22일 예정), 대덕의 전국과학기술노조 파업동참 등으로 ‘파업의 전국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면서 가두집회 등을 통해 파업 열기를 확산시킨다는 것.

그러나 민주노총측도 고민은 있다. 우선 서울지하철 파업에 대한 시중여론이 그리 곱지 않다는 것, 그리고 비판여론을 등에 업고 정부가 공권력투입을 포함한 강공책을 쓸 것이라는 판단 때문.

민주노총은 이에 따라 정부의 예상되는 강공책에 대한 대책 마련에 주력하면서 내부단속에 신경을 쓰고 있다.

▼ 정부 전략과 전망 ▼

정부는 서울지하철 파업이 대우조선 한국통신 노조와의 연대 파업으로 치닫는 것을 차단(遮斷)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가 말하는 ‘모든 수단과 방법’에는 업무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직권면직’한다는 경고 및 회유도 있지만 공권력 투입도 암시돼 있다. 이와 관련해 주말이 고비가 될 전망이라는 관측이 높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의 이한(22일), 서울지하철 노조의 운행시간 단축에 따른 시민의 비난여론, 한국통신 노조의 파업이 26일로 예정돼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서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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