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 휴일 골프장『북적』…金총리등 잇단 티샷

  • 입력 1999년 4월 25일 19시 38분


서울지하철 파업으로 사회전체가 뒤숭숭한 25일 여권지도부 대부분은 골프장 필드에서 무르익은 봄을 만끽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김종필(金鍾泌·JP)국무총리는 이날 울산에서 필드를 누볐다. 국민회의 장영철(張永喆) 자민련 차수명(車秀明)정책위의장과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의원 등 현역의원 3명과 울산지역 기관장 및 기업체대표 언론계인사 등 모두 26명이 7개조로 나뉘어 골프를 쳤다.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총재권한대행은 이날 노사관계 긴급당정회의를 마친 뒤 경기 안양에서 ‘공동여당의 공조강화를 위해’ 자민련 이태섭(李台燮) 김용채(金鎔采)부총재 및 이긍규(李肯珪)의원 등과 골프회동을 가졌다.

자민련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는 경기 용인에서 강창희(姜昌熙)원내총무 이양희(李良熙)대변인 정일영(鄭一永) 함석재(咸錫宰) 허남훈(許南薰)의원 등과 어울렸다. 이긍규의원은 오전에는 김수석부총재, 오후에는 김대행과 함께 하는 등 하루 두차례 연속 출장하는 ‘바쁜 일정’을 보냈다.

요즘 정치권에 만개(滿開)한 ‘골프정치’를 이끄는 선두주자는 단연 김총리. JP는 이번 주말 제주를 찾아 우근민(禹瑾敏)제주지사 등 지역기관장들과 골프약속을 잡아 놓았다. JP의 ‘골프투어’일정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거의 매주 토, 일요일에 잡혀 있다.

17일에는 임창열(林昌烈)경기지사 초청으로 경기출신 여당의원들과 골프를 쳤다. 18일에는 중앙부처 차관급 10여명과 자리를 함께했다.

지난달 21일에는 국민회의 장영철, 자민련 차수명정책위의장을 포함해 김중권(金重權)대통령비서실장 및 대통령수석비서관들과 라운딩했다.

2월 설 연휴 때는 부산지역에서 현지 기관장들과 함께 ‘골프투어’를 벌이기도 했다.

지도부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평의원들의 마음도 요즘에는 ‘그린’에 가 있다. 과거 야당시절 일부를 제외하고 골프와 거리를 두었던 국민회의 동교동계 인사들 사이에서도 골프붐이 일었다. 권노갑(權魯甲)고문과 한화갑(韓和甲) 김옥두(金玉斗) 남궁진(南宮鎭) 최재승(崔在昇) 정동채(鄭東采) 설훈(薛勳) 윤철상(尹鐵相) 이훈평(李訓平)의원 등은 5월23일 단합 골프모임을 추진 중이다.

자신이 골프를 치지 않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 때처럼 정식으로 골프금지령을 내리지 않고 있다. “당사자들이 알아서 하라”는 취지다. 그래서인지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아랑곳없이 필드를 누벼도 되는 ‘공직자들의 골프천국’이 돼가는 느낌이다.

〈송인수·정연욱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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