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과 한나라당의 ‘내각제 조율’작업은 아직 조직적 추진단계에는 이르지 않았다는 게 정설이다.창구는 물론 자민련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다. 그는 그동안 내각제 공감대 확산차원에서 끊임없이 한나라당 의원들과 접촉해 왔다.김부총재의 공략 대상은 김윤환(金潤煥) 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 등 한나라당 비주류 중진들.
이 중 김윤환전부총재는 김부총재에게 “JP의 뜻이 분명하다면 연내 내각제 개헌에 힘을 더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 또다른 한나라당의 중진 의원은 “개헌안만 내면 최소 한나라당에서 60,70명은 찬성할 것”이라며 김부총재를 부추겼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부총재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내각제 논의를 중단키로 한 8월까지 이같은 한나라당 의원과의 맨투맨 대화를 계속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주류 쪽에까지 접촉 범위를 넓혀 9월 이후 내각제 논의를 본격화할 때 김대통령을 강력하고도 효과적으로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이같은 움직임에 쉽게 동조해 줄지는 미지수다. 김대통령이 내각제에 반대할 경우 현실적으로 연내 개헌이 힘들 뿐만 아니라 김총리의 개헌 추진 의지를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민련이 한나라당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의 내각제 발언을 단순한 여권 교란용 성격으로 해석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태섭(李台燮)부총재는 “신총장 발언이 본심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여권 반응 떠보기인지 모르지만 어쨌든 내각제에 긍정적이어서 환영한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