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는 이총재 발언을 단순한 ‘여권교란용’으로 해석하는 분위기였다. 한 관계자는 “이총재가 자신의 내각제 소신은 말하지 않고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입장을 물은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내각제 문제로 ‘DJP’연합이 깨질 것이라는 전망은 한나라당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총재권한대행은 “내각제를 하려면 전당대회를 열어 당론을 바꿔야 하는데 그런 준비는 없이 말로만 내각제 변죽을 울리면 누가 무게를 두겠느냐”고 말했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성명에서 “사무총장은 내각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하더니 총재는 대통령제를 고수하겠다고 하니, 도대체 정치를 장난으로 하는 거냐”면서 “한나라당은 조속히 냉정을 회복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국민회의 일각에서는 최근 자민련과 한나라당의 물밑접촉설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며 예상 밖의 변수 돌출을 경계했다.
○…자민련 이양희(李良熙)대변인은 “이총재 발언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면서 논평을 하지 않았다.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는 “당분간 내각제에 대해선 말하지 않겠다”, 강창희(姜昌熙)원내총무는 “일일이 대꾸할 필요없이 그냥 우리 할 일만 하면 된다”면서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변웅전(邊雄田)수석부총무는 “이총재의 말은 따지고 보면 자민련 견해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며 이총재 발언을 환영했다.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대통령제 옹호론자인 김덕룡(金德龍)부총재의 한 측근은 “‘DJP’공조체제의 틈새를 벌리기 위한 전략으로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만일 대통령제 당론을 변경하려는 발언이라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는 “정치안정을 위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총리가 어떤 식으로든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고 원론적 언급만 하는 등 계파별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최영묵·송인수〉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