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논쟁은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문수(金文洙)의원이 서울지하철 파업과 관련해 ‘친 노동자적’ 발언을 한 것이 발단이 됐다.
김의원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대화를 거부하고 독재방식으로 노사문제를 다뤄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 노동자들이 파업 때문에 면직이나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게 되는데 즐거워서 파업을 하겠느냐”며 노동자를 두둔하고 나섰다. 그는 이어 “노동자의 절박한 심정을 감안해 당이 현장에 과감히 뛰어드는 등 노사관계에 전향적으로 접근해 소외받는 계층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당내 대표적 보수론자인 김용갑(金容甲)의원이 반격에 나섰다. 김의원은 “우리가 민노총을 지지하는 입장에 설 경우 당의 정체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 뒤 “정부 여당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민노총의 편을 들어서는 안된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자유토론의 주제가 다른 문제로 바뀌는 바람에 파업 논쟁은 싱겁게 끝났지만 김용갑의원이 동료의원들로부터 더 많은 박수를 받아 한나라당의 보수성향을 드러냈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