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내각제 발언」 파문 확산

  • 입력 1999년 4월 28일 07시 16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연내 개헌 찬성, 임기말 개헌 반대’라는 취지의 아리송한 내각제 발언으로 논란에 휘말리자 곤혹스런 표정이다.

이총재가 비판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국정혼란과 정치난맥상의 근본원인이 공동여당의 내각제 갈등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자신이 책임있는 제1당 총재로서의 자세를 보이기 보다 공동여당의 틈새벌리기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총재의 발언은 ‘내각제를 고리로 한 자민련과의 연대 의지 표명’이라는 해석과 ‘대통령제 고수를 위한 수순밟기’라는 정반대의 해석이 엇갈려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총재는 이같은 발언을 한 다음날인 27일엔 “내각제 얘기는 그만하자”며 답변을 피했다.

이총재측근은 자민련이 국민회의와 결별하고 내각제 연내 개헌을 추진한다면 공조할 뜻이 있지만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임기말 개헌은 절대 반대한다는 게 이총재의 기본생각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대해 여권은 “무원칙한 정략적 발상”이라고 비난한다.

개헌저지선이 훨씬 넘는 1백34개 의석을 가진 당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공동여당의 틈새벌리기에만 골몰하는 모습 때문에 이총재가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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