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던 국회 행정자치위는 파행의 연속.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가 진두지휘하는 한나라당의원 20여명은 이원범(李元範)행자위원장실을 점거한 채 이위원장이 회의장으로 가는 것을 원천봉쇄.
이에 국민회의 간사인 이상수(李相洙)의원은 오후3시반 회의장에서 위원장실로 전화를 해 이위원장으로부터 사회권을 넘겨받은 뒤 일단 여당단독으로 회의를 시작.
그러나 이위원장을 제외할 경우 나머지 15명의 여당의원들만으로는 의결정족수(재적 30명 중 16명 이상)가 안된다는 점을 의식한 때문인지 한나라당측은 이형배(李炯培)의원 혼자 “내일도 시간이 있는데 뭐때문에 이렇게 서두느냐”고 잠시 항의한 것을 제외하곤 별무 반응.
이상수의원도 법안심사보고만을 들은 뒤 “관용과 인내를 중시하는 위원회가 되도록 야당의원들의 출석을 기대하며 일단 정회하겠다”며 정회를 선포.
이후에도 여야의원들은 이위원장실에서 진을 친 채 말싸움을 전개.
이에 앞서 이상수의원 등 여당 소속 의원들은 오후1시반 단독으로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의를 끝내는 등 단독처리에 따른 준비를 완료.여당측은 이어 오후2시반경 국민회의 손세일(孫世一)원내총무를 비롯한 행자위 소속 의원들과 총무단이 회의장에 들어와 법안 처리에 대비.
○…이에 앞서 국민회의 손세일, 자민련 강창희(姜昌熙), 한나라당 이부영총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담을 갖고 정부조직법 처리문제를 협의했으나 실질 논의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피차 강행처리(여당) 실력저지(야당) 방침만을 확인.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곧바로 이총무 주재로 행정자치위원과 총무단 연석회의를 열어 전의를 다졌다.
이총무는 “중앙인사위 설치와 임용개방제 대폭 확대는 공무원들을 자기편으로 만들어 정권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라며 “한나라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는 것은 공무원 권익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
이총무는 또 한나라당의 행자위 개최 실력 저지가 ‘고승덕변호사 후보 사퇴 파문’에 대한 반발인 것으로 비쳐지는 점이 부담스러운 듯 “정부조직법이 악법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지 고승덕변호사 문제와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
〈윤승모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