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조달청장 파장]『사정태풍 또?』 관재계 긴장

  • 입력 1999년 5월 2일 20시 09분


강정훈(姜晸薰)조달청장이 대검 중수부에 소환됨에 따라 관계와 재계는 이번 수사의 배경과 파장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대검 중수부가 “조달 비리 전반에 대한 수사로까지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숨겨진 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강청장은 우선 1월 같은 차관급인 박종세(朴鍾世)전식품의약품안전청장에 대한 수사 때와는 달리 대검 중수부에서 직접 조사를 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국민의 정부 출범 이전에 뇌물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았는데 유독 강청장만이 중수부에 소환된 것은 이번 수사가 ‘하명(下命)’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또 하나는 미묘한 수사시점.검찰이 농 축협 비리수사 마무리와 5월중순 정부조직법 정비를 앞두고 강청장을 전격 소환했기 때문이다.

농 축협 비리수사는 중수부가 지난해 대대적인 사정(司正)수사뒤 첫번째로 착수한 최대 규모의 기획 수사로 꼽힌다.

따라서 강청장의 소환이 이같은 기획수사의 연장선상에서 그 동안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조달비리 수사의 시발점(始發點)이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

강청장이 뇌물제공자 조사와 압수수색 실시 후 3일만에 전격적으로 소환통보를 받은 것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조달청의 뇌물 및 입찰 비리가 상당 부분 윤곽을 드러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경우 납품과 입찰에 관계돼 ‘표적’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재계는 조달 비리가 개혁 정책의 ‘고삐’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관가에서는 이번 수사가 정부조직법 정비 뒤 고위공직자의 교체를 앞둔 ‘솎아내기식 수사’일 가능성이 있다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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