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원천洞사무소, 유치원생에 『민방위훈련 나와라』

유치원생에게 민방위훈련 소집통지서라니…. 이런 기막힌 일이 실제로 경기 수원시에서 벌어졌다.

수원시 팔달구 원천동사무소는 지난달 18일 관내에 사는 Y군에게 ‘5월12일 실시되는 민방위훈련에 참가하라’는 소집통지서를 보낸 사실이 3일 뒤늦게 밝혀졌다.

이 통지서는 ‘오전9시부터 낮 12시50분까지 수원시 민방위교육장에서 실시되는 기본교육에 무단 불참할 경우 30만원 이하의 과태료처분을 받는다’고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

Y군은 94년7월생. 만5세도 안된 유치원생이다.

배달된 통지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강원 원주시에서 수원시로 이사온 Y군은 만2세 때인 97년 1월1일 이미 지역 민방위대원으로 편성됐다.

동사무소측은 “민방위담당직원 1명이 1천8백명에 대한 소집 훈련업무 외에 세무업무까지 맡다보니 착오가 일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Y군의 부모는 “주민등록번호만 봐도 어린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는데 착오라는 게 이해가 안된다”며 “공무원들이 어디에 정신을 팔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행 민방위법은 현역병 경찰 예비군을 제외한 20∼50세의 남자를 민방위대원으로 편성토록 규정하고 있다.

〈수원〓박종희기자〉parkhek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