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부조직법 등 변칙처리…野 『원천무효』투쟁선언

  • 입력 1999년 5월 4일 07시 02분


국회는 3일 본회의를 열어 정부조직법 및 국가공무원법 개정안, 노사정위원회 설치 운영법 제정안, 공직자 병역신고 공개법 제정안 등 4개 법안과 추곡수매동의안을 사실상 여당 단독으로 변칙처리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들어가 여당 단독의 변칙처리에 항의했으나 표결을 실력으로 저지하지는 않아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날 본회의에서 통과된 4개 법안은 한나라당이 상임위 또는 법사위에서 심의를 거부해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직권 상정했다.

사회를 맡은 김봉호(金琫鎬)부의장은 의장석에 올라가지 않은 채 국민회의 의석에서 안건을 상정한 뒤 추곡수매동의안과 공직자병역공개법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김부의장은 이어 정부조직법안 국가공무원법안 노사정위법안 등 3개 안건을 기립표결에 부쳐 재석 2백46명 중 찬성 1백50표, 반대 90표로 가결을 선포했다. 표결이진행되는동안한나라당 의원들은일어서서“이의있다”고 소리쳤으나 표결에는 불응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김부의장이 이의제기를 무시한 채 안건을 날치기 처리한 것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며 대여투쟁을 선언해 정국이 급속히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과된 정부조직법안은 △3급이상 고위공무원에 대한 개방형 임용비율을 20%로 하고 △문화재관리국을 문화재청으로 승격시키며 △기획예산위와 예산청을 통합해 기획예산처를 신설하는 한편 △총리실 산하에 국정홍보처를 신설토록 했다.

추곡수매동의안은 올 추곡수매가를 지난해보다 5% 인상, 1등급 80㎏ 기준으로 15만2천8백60원에 총 6백97만6천섬을 수매하는 내용이다. 하곡수매가도 지난해보다 5% 올라 1등급 76.5㎏ 기준 8만2천9백60원으로 결정됐다.

또 공직자병역공개법은 고위공직자 및 공직후보자와 이들의 18세 이상 직계비속의 병역이행 사항을 공개토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병역공개 대상자는 △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 국회의원 국가정보원장 및 차장 등 국가정무직 공무원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 의원 △1급 이상 일반직 국가 및 지방 공무원 △소장 이상 장관급 장교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 법관과 검사장급 이상 검사 △치안감 이상 경찰공무원과 소방총감 이상 소방공무원 △병무청 4급 이상 공무원 등이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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