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6일 “최근 들어 ‘페리보고서’ 및 ‘한미일 3국 고위정책협의회’와 관련한 외교기밀사항이 계속 언론에 보도되고 있어 미국으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고 있다”며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청와대측은 여러 경로를 통해 누출경위를 탐문하고 있는데 특히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공무원들을 집중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혹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부처는 외교통상부. 외교부는 이미 올해 초 대북정책을 담은 비밀문서가 언론에 보도돼 관계자들이 징계를 받는 등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하지만 외교부측은 “언론보도의 출처가 딱히 외교부라고 단언할 수 있는 증거가 없지 않느냐”며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한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부에서 의도적으로 정보를 유출할 만큼 간이 큰 공직자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정보유출자 색출작업이 쉽지 않고 의도적인 유출과 정보관리 소홀로 인한 실수를 구별하기도 어렵다는데 있다. 이 때문에 엉뚱한 ‘희생양’이 생기거나 과거 정권에서의 ‘색깔’이 인사조치의 기준이 되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