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과열 비판 의식 「지역구 차원」 강조

  • 입력 1999년 5월 11일 19시 26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서울 송파갑 재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가진 뒤 인천 계양―강화갑 재선거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하는 등 ‘6·3’ 재선거를 향한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총재는 이날 회견에서 ‘야당총재가 출마하면서 재선거가 과열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이번 재선거는 지역구 차원의 선거일 뿐”이라고 역설했다.

또 ‘제2의 민주화투쟁’ 선언 때 1백50여명의 의원과 원외지구당위원장을 배석시켰던 것과 달리 이날 회견에는 주요당직자만 참석케 하는 등 비판적 시각을 의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요지.

―12일과 18일로 예정된 한나라당의 국정파탄 규탄대회가 선거 과열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를 취소할 의향은….

“국정파탄 규탄대회를 선거전으로 보는 것은 오해다. 대회를 선거 분위기를 과열시키고 선거에 유리하도록 이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여당 후보측에서 총풍 세풍 및 아들 병역문제를 들고 나오면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이번 재선거는 정치적 이전투구의 장소가 아니다.”

―송파갑과는 전혀 무관한 이총재가 출마하는 것은 ‘낙하산 공천’이 아닌가.

“낙하산 공천은 지역을 위한 국회의원으로서의 판단과 의지가 돋보이는 후보를 선택하지 않고 정략적인 차원에서 공천하는 것을 말한다. 내가 송파갑에 나가는 것은 의회민주주의 파괴를 저지하기 위해 의회로 들어가기 위해서다.”

―당 지도체제 보완을 위해 선거기간 중 총재권한대행을 지명할 생각인가.

“필요한 당무는 계속 보겠지만 경우에 따라 대행체제 도입을 검토할 수도 있다.”

―내년 총선에도 송파갑에서 출마할 생각인가.

“16대 출마 문제는 아직 1년이나 남아 있어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

이총재는 이날 오후 인천 계양문화회관에서 열린 필승결의대회에서도 “정권이 독재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며 출마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이에 앞서 인천 계양구의 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사자는 토끼를 잡을 때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며 전의를 다졌다.이총재는 이날 김윤환(金潤煥) 전부총재의 핵심측근인 윤원중(尹源重)의원을 송파갑 선대본부 기획홍보위원장으로 임명해 ‘이회창―김윤환 화해설’과 관련해 눈길을 끌었다.

〈박제균기자·인천〓이원재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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