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재선거]野, 송파갑「與후보사퇴론」불지펴

  • 입력 1999년 5월 12일 20시 11분


한나라당 일각에서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출마한 서울 송파갑 재선거에 여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제기된데 대해 여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11일 한나라당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가 ‘큰 정치’와 ‘대화정치’ 복원을 위한 후보 사퇴론을 거론한데 이어 오래전부터 이같은 뜻을 피력해왔던 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도 12일 사퇴론에 가세했다. 그는 “결과가 뻔한 재선거에서 여당이 야당총수를 낙선시키겠다고 대드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면서 여당의 무공천을 거듭 강조했다.

그동안 한나라당내에서는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 등 당직자들도 심심찮게 주장해왔던 여당후보 사퇴론이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김전부총재가 여권에서도 이를 검토하고 있는 것처럼 흘렸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희완(金熙完)후보를 공천한 자민련은 후보사퇴 주장은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발끈했다. 이양희(李良熙)대변인은 12일 한나라당을 비난하는 성명을 낸데 이어 청와대와 국민회의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여권 일각에서 이를 검토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누가 그랬느냐”고 따졌다.

국민회의 장신규(張信奎)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은 자민련에 사과하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당의 공식입장과는 달리 자민련내 일부 충청권 의원들은 “연내 내각제 개헌을 위해선 이총재와 손을 잡아야 하는데 굳이 감정을 상하게 할 필요가 있느냐”는 미묘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총재는 이번 공방에 부담을 느낀 듯 이날 “여당후보가 출마선언한 이상 정정당당하게 선거에 임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마무리했다.

〈김차수·송인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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