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소속의원 1백34명 가운데 1백10여명이 대거 참석했을 뿐만 아니라 조순(趙淳)명예총재 이한동(李漢東) 이기택(李基澤)고문 이세기(李世基) 강재섭(姜在涉)의원 등 그동안 당 행사에 거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던 비주류 중진들도 연사로 나서거나 모습을 드러냈다.
이총재 자신도 “김대중(金大中)정권 출범 이후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신관치경제가 판치고 있다. 국정을 바로 세우기 위한 제2의 민주화투쟁에 나서자”며 지역 문제 대신 현 정부의 실정(失政)을 질타했다. 연단 좌우에는 ‘차기 대통령을 송파에서’‘한국의 희망 이회창’이란 대형 플래카드가 걸렸으며 이 지역 당원 2천여명은 대회장을 가득 메우고 복도까지 발 디딜 틈 없이 채웠다.
그러나 이것도 ‘열기’를 억제한 결과라는 게 이총재측 설명. 이총재가 출마를 선언하자 소속 의원과 지구당위원장을 비롯해 당안팎에서 속속 지원 의사를 밝혀 오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당 소속의원 등과 이총재측 사이에는 벌써 “발벗고 뛰겠다” “자제하라”는 웃지 못할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물론 의원과 지구당위원장들이 시키지 않았는데도 이처럼 열심인 것은 총선 공천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눈도장’이라도 찍겠다는 의도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총재측은 의원 등의 지원의사를 그대로 받아들였다간 영락없이 과열선거 주범 논란에 휘말릴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따라서 이총재측은 철저한 지역선대본부 중심의 선거운동 방침을 세웠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