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실적 저조로 당초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에서 제공하는 5만t(1백80억원상당)과 민간 모금을 통해 확보키로 한 5만t 등 모두 10만t의 비료를 북한에 지원하려던 한적의 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더욱이 북한은 비료지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남 비방을 계속하며 남북대화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을 어렵게 하고 있다.
14일 현재 접수된 성금은 TV방송 3사가 전화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모은 3억2천여만원을 포함해 총 31억5천여만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현대가 10억원, 한국전력공사가 7억8천여만원, 비료생산업체인 남해화학이 1억원을 내는 등 대북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과 구호단체가 낸 성금이 대부분이다.
한적은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모금 마감을 앞두고 TV방송사 등의 협찬을 얻어 모금활동에 마지막 박차를 가할 방침이지만 성과는 미지수다.
통일부 관계자는 “전경련이 10억원을 성금으로 내놓기로 한 것 외에는 더 이상 재계의 동참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민간의 비료 지원은 1만∼2만t 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 방송국에서 비료성금을 모을 때는 실적이 저조했으나 며칠 후 실직자를 돕는 모금방송을 할 때는 호응이 큰 것을 보고 놀랐다”며 “대북지원에 대한 국민 반응이 무척 냉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95년 북한에 쌀 15만t을 지원하고도 남북관계가 오히려 악화된 데 이어 이번 비료지원마저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추가 대북지원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