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두표씨 구속파문]어느 線까지 수사하나

  • 입력 1999년 5월 20일 20시 41분


김규섭(金圭燮)서울지검3차장은 20일 오후 홍두표(洪斗杓·전KBS사장)한국관광공사 사장의 뇌물수수사건을 설명하기에 앞서 전제를 달았다. “홍사장 구속을 언론계 사정(司正) 차원에서 보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그는 “비리를 척결해 사회를 정화하려는 것이며 특정 방향이나 목표를 가지고 수사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주변에서는 정부와 검찰이 언론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없지 않은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사석에서 “언론도 앞으로는 무서워하는 것이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간부는 20일 “이제 우리사회의 모든 성역이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검찰 스스로 ‘마지막 성역’으로 여겨온 언론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

검찰은 홍사장에 대한 수사착수 배경에 대해 “대한생명이 부실하게 된 데에는 감독 감시기관이 방치하고 눈감아줬기 때문”이라며 “이들 기관에 관심을 갖고 추궁했더니 최순영(崔淳永)회장이 실토했다”고 말했다.

한편 홍사장의 혐의가 드러나게 된 데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 G식당 종업원의 고객리스트가 중요한 단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홍사장은 최회장으로부터 받은 1백장의 수표를 은행에 넣지 않고 개인적으로 관리하며 판공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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