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가장 걱정하는 대목은 이같은 자민련 내의 변화가 내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내각제개헌을 보류하면서 중선거구제 도입을 기정사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점. 여권에서 흘러나오는 정치개혁법안 ‘표결처리론’에 야당이 원천적인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당이 선거법안의 단독처리를 시도할 경우 한나라당은 실력저지할 수 밖에 없지만 문제는 한나라당 내에서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하는 세력이 자체조사 결과 44%에 이르고 있다는 점. 이는 향후 선거법협상에서 여당이 중선거구제로 밀어붙일 경우 야당의 입지를 좁히게 될 주요 요인이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얼마전 자민련을 향해 내각제 의사를 타진했을 때 뚜렷한 화답이 없었다. 실제로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와 그 추종자들이 마음을 고쳐먹고 있는 것 아니냐”며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