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중앙당 지원」 공방…6·3재선 과열 조짐

  • 입력 1999년 5월 21일 19시 28분


비교적 조용하게 출발하는 듯했던 ‘6·3’ 재선거가 21일 한나라당의 ‘중앙당 지원’ 선언을 계기로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국민회의는 이날 한나라당이 중앙당 개입자제 방침을 철회하고 적극 지원으로 돌아선 데 대해 “국민과의 약속을 뒤집는 행위로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비난했다. 국민회의는 한나라당의 인터넷사이트를 뒤져 중앙당 불개입과 관련한 지도부의 발언록을 공개하는 등 한나라당의 ‘거짓말’에 공격의 초점을 맞췄다.

한나라당 인터넷사이트에는 19일 권익현(權翊鉉)부총재의 사회로 열린 당무회의에서 재선거 지역에 대한 중앙당 차원의 선거운동 개입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했고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도 3당 사무총장회담 합의사항을 소개하면서 이를 재확인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신총장이 이날 “중앙당 불개입에 합의한 바 없다”고 말하는 등 명백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게 국민회의의 주장이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성명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도 “중앙당을 옮겨오는 듯한 선거는 않겠다. 의원들은 서울 송파에 오지 말라”고 발언한 사실이 있음을 들어 “이총재는 자신의 말을 사무총장을 시켜 뒤집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국민회의는 이와 함께 “한나라당이 중앙당 불개입 방침을 뒤집고 국회의원들을 총력 투입할지라도 우리 당은 중앙당 불개입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며 한나라당과의 차별화 전략을 구사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중앙당 개입 자제’에 합의한 게 패착(敗着)이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당측이 그동안 재보선에서 중앙당 개입으로 재미를 볼 만큼 본 반면 한나라당은 상당히 유리한 이번 재선거에서 중앙당 개입을 자제하기로 해 스스로 손발을 묶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

실제 19일 당지도부가 인천 계양―강화갑에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한 12명의 의원을 철수시키자 안상수(安相洙)후보측에서는 “여기가 송파갑처럼 느긋한 줄 아느냐”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신경식사무총장이 21일 “통반장을 뽑는 선거도 아닌데 어떻게 중앙당이 개입하지 않고 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며 사실상 ‘U턴’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하지 않다.

〈윤승모·박제균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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