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재선 첫 합동연설회]연호-박수…舊態는 없었다

  • 입력 1999년 5월 23일 19시 58분


23일 무더운 초여름 날씨 속에서 열린 ‘6·3’ 재선거 첫 합동연설회는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 연설회장 입구의 연호와 박수는 여전했으나 상대후보 연설 때 야유를 보내는 등의 구태(舊態)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서울 송파구 잠실초등학교에서 열린 송파갑 합동연설회에는 한나라당에서 이기택(李基澤) 양정규(梁正圭)부총재 하순봉(河舜鳳)비서실장 안택수(安澤秀)대변인 등 주요당직자와 박성범(朴成範) 김용갑(金容甲)의원 등 의원 30여명이 참석, 박구일(朴九溢)의원만 참석한 자민련과 대조를 이뤘다.

한나라당 의원의 대거 참석은 21일 ‘중앙당 개입’ 방침 천명에 따른 것. 어준선(魚浚善) 이양희(李良熙)의원 등 일부 자민련의원들도 이날 대회장 앞에까지 왔으나 당지도부의 ‘의원 철수’ 지침에 따라 발길을 돌렸다.

이날 유세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는 김대중(金大中)정권의 ‘독재화’에 초점을 맞춘 반면 자민련 김희완(金熙完)후보는 이후보의 ‘송파 무연고성’을 집중 공략.

이후보는 연설에서 현 정부의 실정을 비난한 뒤 “지역구 출마는 송파가 처음이며 나는 끝까지 송파 사람으로 여러분 곁에 있겠다”며 ‘송파 무연고론’을 반박했다.

김후보는 “송파 구석구석에는 지난 10년간 나의 아픔과 좌절의 흔적이 배어 있다”고 ‘토박이론’을 내세운 뒤 “이번 선거에 떨어지면 야당총재는 다시 당총재로 일할 수 있지만 나는 코소보 난민대열에 낄 수밖에 없다”며 동정심에 호소.

○…이날 오후 효성동초등학교에서 열린 인천 계양―강화갑 합동 유세에서 후보들은 앞다퉈 공명선거 의지를 과시했다.

첫번째로 등단한 국민회의 송영길(宋永吉)후보는 연설말미에 “우리 지지자들은 연설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말고 다른 후보들의 연설도 경청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등단한 한나라당 안상수(安相洙)후보는 연설에 앞서 일부 지지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자 “선거법에 위반되니 중단하라”고 이를 제지하며 “다른 후보에 대한 비방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국민회의 송후보는 “김대중대통령이 민주화투쟁을 할 때 대법관으로 편안히 지낸 이총재가 지금 민주화투쟁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하는 등 이날 연설의 상당부분을 이회창총재에 대한 공격에 할애했다.

한나라당 안후보는 “현 정부는 실업자를 양산하고 중산층을 몰아내고 있다”며 “서민들과 노동자들의 지지를 얻어 출범한 현 정부가 이들을 외면하고 있다”고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공격했다.

무소속 김요섭(金約燮)후보는 “인천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육성하겠다”며 항간에 나도는 후보사퇴설을 일축했다.

이날 연설회에서 한나라당은 권익현(權翊鉉) 김덕룡(金德龍) 최병렬(崔秉烈)부총재 등 20여명이 지원나온 반면, 국민회의는 당초 박상규(朴尙奎)인천시지부장 등 인천지역 의원들만 지원토록 한 계획을 취소하고 김영환(金榮煥)의원 등 현장에 온 일부 의원을 연설회장 앞에서 돌려보내 눈길을 끌었다.

〈윤승모·박제균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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