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 2기 새 경제팀의 핵심라인 5인방의 화려한 경력과 다양한 컬러, 새롭게 형성될 5인간의 역학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5명의 두드러진 공통점은 자타가 공인하는 수재형 관료. 이 가운데 이위원장을 제외한 네명이 옛 경제기획원이 배출한 직업관료출신. 이위원장도 소속은 다르지만 옛재무부 엘리트 관료출신. 실전경험이 전무한 정치인과 학자들로 짜여졌던 과거의 경제팀과는 판이한 포진이다.
이들중 강봉균 진념 이기호 세사람은 ‘시장경제지향’이라는 비슷한 경제관, 서울대상대에 호남출신의 선후배로 유대가 각별한 것도 공교로운 인연.
이에 따라 향후 경제정책은 강력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재경부 기획예산 경제수석의 3두마차가 조타수 역할을 하고 금감위와 공정위가 집행기관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형태로 운용될 전망이다.
▽경제기획원 전성시대〓 강장관과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행시6회 동기. 경제수석으로 유력한 이기호전장관은 하나 아래인 7회, 반면 진장관은 고등고시 마지막기인 고등고시행정과 14회로서 강장관과 이위원장보다는 고시 6기 선배다. 관료경륜으론 5명중 최고참 선배인 셈. 전위원장은 행시 4회로 진장관보다 기수는 낮지만 나이는 한살위다.
이위원장을 제외한 4명은 기획원시절 상사와 선후배로 진한 인연을 간직한 사이.
진장관이 기획원 기획차관보시절 강장관은 경제기획국장, 이전장관은 종합계획과장을, 82년 진장관이 공정거래실장때 전위원장은 그 아래서 총무과장을 지냈다. 그러가하면 강장관이 83년 기획원 예산심의관을 할 때 이전장관은 자금계획과장을 맡았다.
그후 한양대에서 진장관은 88년, 강장관은 89년에 각각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해 학위과정도 선후배 순을 보였다.
▽향후 역학관계〓 그동안 줄곧 선배로서 앞서 달리던 진장관과 강장관의 관계가 이번 인사에서 미묘하게 역전됐다. 선배지만 서열상 강장관이 선임이 된 것. 이를 의식한듯 강장관은 취임일성으로 “존경하는 선배로서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어찌됐든 뚜렷한 정책수단을 갖고 있지 못한 재경부가 막강한 예산권과 경제 기획기능을 보유한 진장관의 기획예산처와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는 모두의 관심사가 아닐수 없다.
강장관은 결국 두사람의 선배 장관과 한사람의 동기를 상대하며 소리나지 않게 정책을 조율해야 할 부담을 안고 있으며 그것은 전적으로 강장관의 역량에 달려있다.
설사 이전장관이 경제수석으로 자리를 잡더라도 현실적으로 네사람의 선배장관 사이에서 독단적인 추진력을 발휘하긴 어려울 것으로 관가에선 관측.
▽전망〓 이같은 개인적인 친분에도 불구하고 각 부처의 업무 속성상 매사가 순탄할 것인지는 미지수. 말하자면 ‘보스’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부처간에 언제든지 긴장관계가 조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해 재경부와 공정위는 대기업 계열사의 신규보증과 관련, 이업종간 상호지보해소 범위에 포함시킬 것인가 여부를 놓고 서로 낯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새 경제팀도 구조조정의 속도조절과 여러 현안을 놓고 이견과 대립이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특히 개성이 독특한 강장관과 이위원장의 조화여부가 큰 관심사. 그래서 일각에선 분방한 기획원 스타일의 강장관과 치밀한 재무부 특유의 업무 스타일을 보여주는 이위원장이 미묘한 마찰을 빚을 소지를 걱정하기도 한다. 이점은 강장관과 진장관도 마찬가지다.
새 경제팀은 많은 부분에서 호흡을 같이한 공통점과 동질감을 갖고 있지만 이것이 오히려 정책 수립과 집행과정에 약점으로 작용할 소지도 없지 않다.
〈반병희·임규진기자〉bbhe4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