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개각」여권내에서도 우려 시각

  • 입력 1999년 5월 27일 07시 26분


「5·24」 개각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권 내에서도 이번 개각의 문제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시민단체의 ‘개혁 실종’ 비판에 이어 여성단체마저 ‘여성 홀대’에 반발하고 나섰다.

0 …26일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2기 내각을 성토하는 의원들의 발언이 쏟아졌다.

이원복(李源馥)의원은 “개혁대상이 돼야 하는 사람들이 개혁을 하겠다고 난리다”고 비난했고 김홍신(金洪信)의원은 “충성보증보험을 확실히 한 개각”이라고 비꼬았다.

의원들은 특히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 기용과 관련해 공개질의서를 통해 “제2의 사정을 통해 내년 총선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저의가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0 …이번 개각에서 여성 각료가 2명에서 1명으로 줄게 되자 여성단체들은 “김대통령이 여성을 배려하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이라며 반발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의 반여성적 개각에 절망감과 분노를 누를 길이 없다”며 “여성유권자에 대한 약속위반을 두려워하지 않는 현정권에 대해 유권자의 권리를 당당히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여성단체협의회도 “정부에서 성차별 없는 평등사회를 구현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정부의 해명을 요구했다.

0 …여권 내에서도 김대통령이 집권 2년 만에 두꺼운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민심을 읽지 못하는 바람에 거센 여론의 역풍을초래하게 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 대선 때 ‘DJ비자금사건’ 수사를 유보한 당시 검찰총장과 중수부장을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으로 발탁한 것은 민심을 전혀 모르는 처사로, 누군가가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고 있지 않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정치인 배제원칙에 따라 내각의 총선출마 예정자들은 모두 내보내면서도 청와대의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과 김정길(金正吉)정무수석 김한길정책기획수석을 유임시킨 것도 일관성을 결여했다는 여권관계자들의 지적이 많다.

이종찬 국가정보원장과 박지원(朴智元)대통령공보수석이 김대통령의 곁을 떠난 점을 들어 이번 인사를 여권 핵심부 내 권력투쟁의 산물로 해석하는 시각도 대두.

〈이원재기자〉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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