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보는 여권 난맥원인 3가지]

  • 입력 1999년 5월 30일 19시 18분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30일 ‘고급옷 로비의혹 사건’ 및 ‘5·24’ 개각 후유증 등과 관련, “김대중(金大中)정부 출범 이후 1년3개월여 동안 여권의 총체적 난조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관계자들은 우선 여권이 ‘50년만의 정권교체’에 따른 반대급부, 즉 정권장악에 따른 ‘파이차지’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국민회의가 안팎의 비판에 아랑곳없이 그동안 중앙당 후원회를 세차례나 연 것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다.

특히 ‘고관집 도둑 사건’ ‘고급옷 로비 사건’ 등은 집권세력으로서의 ‘도덕적 준비’가 결여돼 있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한다. 윤원중(尹源重)의원은 “대통령은 준비됐는지 모르나 국정운영에 필수적인 보조장치들이 준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또 오랜 정치경력을 통해 ‘신세진 사람’이 많은 ‘3김정치’의 폐해가 집중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한다. 3김 가운데 2김이 각각 정권의 1,2인자 자리에 앉아 ‘자리’를 배분하는 바람에 인사(人事) 난맥상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5·24’ 개각에 대해서도 “집권세력의 인물층이 두껍지 않아 ‘그 밥에 그 나물’ 식의 포진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한다.

한편 한나라당은 30일 김영삼(金泳三)정부와 김대중정부의 문제인사 처리방식을 비교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김영삼정부는 당시 김덕(金悳)통일부총리 서석재(徐錫宰)총무처장관 박희태(朴熺太)법무부장관, 박준규(朴浚圭) 김재순(金在淳)의원, 김상철(金尙哲)서울시장 엄삼탁(嚴三鐸)병무청장 이건개(李健介)대전고검장 등 물의를 빚은 고위공직자에 대해 즉각 인사조치를 했다는 것. 그러나 김대중정부는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 등 문제 인사를 오히려 중용하거나 감싸안았다는 것.

한 관계자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깜짝쇼 하듯 갈아치운 YS도 문제였지만 언론과 시민단체 등의 비판이 빗발치는 데도 눈하나 깜짝 않는 DJ의 쇠심줄식 버티기는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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