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귀국회견/일문일답]『남북관계 곧 진전』

  • 입력 1999년 6월 1일 20시 07분


―4강외교를 마무리한 러시아 몽골 순방의 성과에 대해….

“아직 단언할 수는 없지만 여러 조짐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윌리엄 페리 미국 대북정책조정관의 방북으로 북한에 대해 우리 입장을 충분히 얘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우리가 주장한 햇볕정책과 포용정책 및 일괄타결방식이 한미일 3국의 공동안을 만드는데 기본이 되어 다행스럽다.”

―남북관계가 진전될 조짐이 있다고 말한 근거와 조짐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공개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으므로 이해해달라. 단언할 수는 없지만 머지않아 큰 발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이 잘 되게 하기 위해 공개할 수 없는 점울 이해해달라. 시간을 갖고 충분히 검토하겠다.”

―이번 외교적 성과가 한반도 주변정세에 미칠 영향은….

“해방 이후 솔직히 한국은 한번도 한반도정책을 주도한 적이 없어 유감이었다. 이번 4강외교가 마무리됨으로써 비로소 한국이 한반도정책을 주도하게됐다. 작년에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을 만나 우리 정부 입장을 전달했을 때 클린턴대통령은 우리 정부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유럽국가들 간에도 우리의 햇볕정책을 지지하는 결의모임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사실상 북한을 빼고는 모든 국가가 우리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북한도 겉으로와는 달리 크게 역행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다. 4자회담에 임하고 핵미사일 협상에도 계속 나온다. 금강산관광객만도 벌써 7만명에 달한다.”

―페리조정관을 통해 북한에 전달한 메시지 내용과 북한의 반응은….

“남북한이 평화를 유지하고 화해협력하면서 살아가자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 절대로 대량생산무기를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요컨대 화해와 협력에 기반을 두고 공동발전하는 취지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북한이 개별적으로 어떤 얘기를 전해왔는지는 아직 보고를 받지 못했다.”

―‘고급옷 로비의혹사건’으로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의 거취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으며 심지어 여권 내에서도 김장관 사퇴론이 나오고 있는데….

“국민 여러분들에 대해 정권지도층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내가 정권을 잡은 뒤 그런 일이 없도록 차관급이상 공직자 임명장 수여시 부인들까지 참석시켜 특별교육을 했다. 그러나 한두사람의 사려 부족으로 이런 결과가 초래된데 대해 대단히 가슴이 아프고 국민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이 문제에 대한 나의 태도는 거듭 밝히지만 확실하다. 투명하게 유리 속을 들여다보듯이 엄정하게 사건을 처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처리하도록 할 것이다. 한편 이번 기회가 우리 정부의 지도층과 가족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된 것이 불행 중 다행으로 생각한다. 또 정부가 마음을 다잡고 이번 사건 진상을 철저히 밝히는 것도 전화위복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김장관 거취는 수사결과에 따라 철저히 조치할 것이다. 수사결과에 부인이 잘못이 있다면 장관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잘못이 없는 경우에 마녀사냥식으로 김장관 사퇴를 거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인사권자 입장에서도 그런 식으로 인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은….

“과거정권은 정상회담에 지나치게집착했으나현정권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북측과 합의된 대로 할 것이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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