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통한 국무회의]『옷파문은 反개혁세력 공세』

  • 입력 1999년 6월 2일 19시 18분


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는 시종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번 사건의 초점이 됐던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은 이날 회의장에 입장하는 국무위원들에게 “이 자리에 있기가 부끄럽다” “면목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장관은 회의장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한마디 없이 앉아 있었다고 한 국무위원이 전했다. 또한 김대통령도 한번도 김장관을 직접 거명하지 않았다는 것.

그러나 김대통령은 회의 말미에 ‘고급옷 로비 의혹사건’에 대한 입장을 피력하려다가 회의장에 TV카메라 기자가 들어오자 나갈 것을 지시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김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특정 국무위원 부인의 로비가 미수에 그쳐 돈을 주고받지 않은 사건”이라고 이번 사건의 성격을 규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이 확대된 데에는 두 가지 사회심리학적 배경이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 현정부의 개혁 드라이브에 불만을 품은 기득권세력이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중산층과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짐에 따라 사회적 불만이 증대됐다는 것이었다.

김대통령은 “이 두 가지 원인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이번 사건이 확대됐다”며 획기적인 공직 기강확립 방안 및 중산층과 서민들의 생활안정화 대책을 마련하라고 관계 국무위원들에게 지시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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