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길 신임장관 앞날]「만신창이 검찰」어떻게 살릴까?

  • 입력 1999년 6월 8일 20시 06분


김정길(金正吉)신임 법무부장관은 ‘난파선’이나 다름없는 법무부와 검찰을 떠안았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초 대전 이종기(李宗基)변호사사건에 이어 항명 및 집단 서명파동으로 검찰은 만신창이가 됐다. ‘고급옷 로비’ 의혹사건으로 검찰은 국민으로부터 버림받는 지경에 이르렀다.또 사건의 상처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현직 대검 공안부장의 ‘파업유도’ 발언이 터져 법무부장관과 공안부장이 불명예퇴진하는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조직 내부의 동요도 심각하다. 법무부는 6일 검사장 이상 간부 39명을 모두 교체하는 사상 최대의 인사를 단행했다. 법무부는 ‘개혁’과 ‘쇄신’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워낙 갑작스럽고 폭이 큰 인사여서 일선 검사들에게 주는 충격은 컸다.김장관은 이같은 안팎의 상처와 동요를 치유하고 추슬러야 한다. 우선 차장 부장급 검사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 당초 10일경으로 예정됐던 이 인사는 장관 교체에 따라 하루 이틀 늦어질 수 있겠지만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단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문제는 이번 인사에서 적재적소에 경륜과 능력을 갖춘 실무 인재를 배치해야 한다는 것.

김장관을 새로 맞은 검찰은 ‘고급옷 로비’의혹 사건에 대한 시민단체 등의 재수사 요구에 대해서도 사건의 당사자인 김태정(金泰政)장관이 물러난 만큼 입장을 새로 정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장관은 또 대외적으로 검찰의 잃어버린 신뢰를 찾아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그 출발점은 사정(司正)일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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