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이영일 국민회의 대변인『여당은 여당답게』

  • 입력 1999년 6월 16일 19시 07분


『첫째, 야당이 거칠게 공격해 오더라도 맞받아치는 논평은 내지마라. 둘째, 논평에서 ‘망발’ ‘작태’ 등과 같은 자극적 용어를쓰지 마라.』

국민회의 이영일(李榮一)대변인이 최근 부대변인들에게 요구한 ‘특별주문’이다. 이대변인은 “논평이나 성명이 지나치게 도전적이고 자극적인 것 같다. 여당이 공세적으로 나가면 국민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대변인의 지적대로 그동안 ‘야당체질’이 아직 남아 있는 국민회의 부대변인들의 논평에는 ‘야당식’ 비난 문구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구 민정당 출신으로 ‘여당식’ 정치에 익숙한 그의 눈엔 국민회의 곳곳에 배어 있는 그런 야당 체질이 어색하게 비치는 모양이다.

이대변인은 여당을 공격해 반사이익을 얻는 야당과 달리 여당은 국민을 상대로 폭넓은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야당에 밀리는 듯해야 오히려 국민이 미더워하고 점수를 준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대변인의 ‘변화시도’가 얼마나 갈지는 미지수다. ‘서해사태’와 관련한 한나라당의 ‘신(新)북풍론’ 주장에 대해 이대변인이 “국가안보에 초당적 협력이 절실하다”고 논평한 데 대해 벌써부터 국민회의 내에서는 ‘너무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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