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차관급회담 첫날 진전없어…서해交戰 이견만 확인

  • 입력 1999년 6월 22일 19시 26분


남북한은 22일 오전10시(현지시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1년2개월 만에 차관급회담을 재개했으나 서해교전사태 등에 관한 입장 차이 때문에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남북은 양측 수석대표의 기조연설을 통해 이산가족 교류와 남북기본합의서 이행, 서해교전사태 등에 관한 서로의 기본입장만 확인한 뒤 오전 11시33분 첫 회담을 끝냈다. 남북은 이날 오후 전화 접촉을 통해 금명간 다시 회담을 여는 방안을 협의했다.

북측의 박영수(朴英洙·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 겸 대변인)단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서해상에서 벌어진 교전은 남측이 고의적으로 추진한 전쟁책동”이라며 이로 인해 북측에 인적 물적 피해가 난데 대해 남측이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측은 회담진전문제와 서해교전사태를 직접적으로 연계시키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의 양영식(梁榮植·통일부차관)수석대표는 회담이 끝난 뒤 “남북은 서해사건과 관련해서는 기본입장을 반복했다”고 밝혀 서해교전사태를 둘러싸고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섰음을 시사했다.양수석은 “서해사건은 북한의 잇단 북방한계선(NLL) 침범과 선제사격에 따라 일어난 것”이라며 “이 사건은 남북이 합의한 이번 회담의 당초 의제가 아닌 만큼 논의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회담에서 △이산가족의 생사확인 서신교환 상봉 △남북기본합의서 이행 △남북연락사무소 정상화 △남북 당국간 회담의 발전문제 등에 관한 우리측 입장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에선 양영식수석대표와 서영교(徐永敎)통일부국장 조명균(趙明均)통일부교류협력심의관이, 북측에선 박영수단장과 최성익(崔成益)조평통서기국부장 권민(權珉)아태평화위원회참사가 대표로 회담에 참석했다.

〈베이징〓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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