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통일장관 국회답변]『北, 민영미씨 장기억류 못할것』

  • 입력 1999년 6월 23일 23시 03분


임동원(林東源)통일부장관은 23일 금강산 관광객 민영미(閔泳美)씨 억류 사건에 대해 “여러가지 정황으로 볼 때 북한이 민씨를 장기적으로 억류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현대와 북한이 체결한) 부속합의서에 따라 남북 당국자가 포함되는 분쟁위 구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임장관은 이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민씨 송환을 위해 북한측에 대가를 지불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면서 “현대그룹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이 민씨 억류 직후 북한의 김용순 아태평화위원장에게 민씨의 조속한 송환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임장관은 이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남북한 차관급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가 합의되지 않을 경우 북한에 7월말까지 지원키로 한 비료 10만t을 보내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남북 당국간 비공식 접촉에서 차관급 회담 이전에 비료 10만t을, 차관급 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합의하면 7월말까지 10만t을 보내기로 했었다”면서 “북한이 이를 지키지 않으면 우리도 약속을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영미씨 억류사태가 나흘째를 맞은 23일 현대는 김윤규(金潤圭)현대아산사장을 중국 베이징으로 급파, 북한 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측과 민씨 석방 협상을 벌였다.

김사장의 아태위측 협상 파트너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강종훈 서기장 등 고위 관계자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2일 오후 민씨의 억류 장소를 금강산 출입국관리소 옆 컨테이너 박스에서 인근 ‘금강산여관’으로옮긴것으로밝혀졌다.

한편 정부와 현대가 민씨 억류사실을 27시간 동안 감춘 채 금강산관광선을 북한에 보내는 등 국민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비판이 일고 있다.

〈송인수·이명재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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