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전대통령은 이날 저녁 서울 상도동 자택으로 김수한(金守漢)전국회의장 등 한나라당 의원 9명을 불러 만찬을 함께 하면서 “한나라당을 2중대라고 말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야당이냐. 야당이 이래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김전대통령은 “한나라당이 과거 민한당처럼 선명하게 투쟁하지 못하고 있다”며 “(계속 그렇게 할 경우) 자칫 김대중(金大中)정권과 운명을 같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포공항에서의 페인트사건은 명백한 테러인데 한나라당이 경호소홀을 지적한 것 외에 한 일이 뭐가 있느냐”고 진상규명에 대한 한나라당의 소극적 태도에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전언이다.
김전대통령이 이날 한나라당의 선명성에 문제를 제기한 이면에는 자신의 일본발언에 대해 한나라당이 탐탁하지 않게 반응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