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잇단 물의 크게 반성…국민에 죄송』

  • 입력 1999년 6월 25일 23시 15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5일 최근 각종 의혹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한 것과 관련,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크게 반성하고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가진 월례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대북문제에 대해 “우리는 북한이 비료 10만t을 먼저 주면 이산가족문제에 대해 그들 표현대로 ‘통 크게’ 결정내리겠다고 약속한 것을 기억한다”며 “그 약속을 지킬 때에만 나머지 비료 10만t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금강산관광객 민영미(閔泳美)씨 억류사건에 대해 “다시 금강산관광을 시작할 때는 북한이 일방적으로 만든 세칙을 갖고 함부로 신변에 위협을 주지 못하도록 확실하게 보장을받고 관광객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북한은 우리의 선의를 오판하지 말고 화해와 협력의 길로, 민족 상호간에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종식시키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며 “그것이 민족을 위한 길이고 북한 자신을 위해서도 이로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대통령은 특히 “정부는 일관되게 안보와 화해, 두 가지를 병행해 나가는 햇볕정책을 확고히 고수하겠다”며 “우리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북한이 협력하면 우리도 그렇게 대응할 것이지만 문제를 어렵게 만들면 그것을 시정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재벌개혁과 관련, “은행과 재벌 사이에 체결한 약정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며 “만일 지켜지지 않으면 제재조치를 취할 것이며 그래도 안되면 한발 나아가 단호한 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앞으로도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소기업 자영업자에 대한 4조원의 신용대출과 농어업 경영자금 금리의 5%수준 인하 등의 정책지원 방침을 약속했다.

김대통령은 실업문제에 관해서는 “연말까지 실업자수가 110만명 이내로 줄어 실업률이 5%로 내려갈 것이며 내년에는 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실업자수를 전반기에 100만명 이하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이를 교훈삼아 앞으로 더 한층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국정운영을 해나갈 것을 굳게 다짐한다”며 “잘못된 것이 있으면 과감히 시정하고 국민 여러분에게 희망과 믿음을 줄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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