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 관철 압박받는 JP, 한 의원에 심경 토로

  • 입력 1999년 6월 30일 19시 59분


“다 도망가도 자네는 안그러겠지.”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는 최근 자민련의 한 충청권 의원에게 불쑥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러나 도망갈 사람이 누구인지, 또 그들이 왜 도망간다는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당 관계자들은 일단 충청권 의원들을 지목했다. 요즘들어 틈만 나면 “연내 내각제 개헌이 여의치 않으면 당장 공동정권에서 갈라서야 자민련이 산다”고 목소리를 높여온 이들에 대해 김총리가 ‘도망간다’ 식의 표현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충청권 의원들은 특히 “내년 총선을 위해 김총리가 9월 전당대회에서 당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종용하고 있다. ‘당 복귀’라는 ‘배수진’을 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내각제 수용을 촉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김총리는 자민련의 ‘오너’이면서 현 정권의 책임자여서 지금 당장 이에 화답하기는 어려운 처지.

하지만 충청권 의원들은 이에 아랑곳없이 앞으로도 계속 김총리를 압박해나갈 전망이다. K의원은 30일 “배가 물 없이 뜰 수 없듯 총리도 결국 충청권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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