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남북차관급회담 난항…北『先비료 後이산상봉 협의』

  • 입력 1999년 7월 1일 23시 13분


남북 차관급회담이 1일 중국 베이징(北京) 차이나월드호텔에서 속개됐으나 이산가족문제 논의와 비료지원 재개의 선후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엇갈려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했다.

회담에서 우리측은 이산가족문제에 대한 논의의 실질적 진전이 있어야 현재 정부가 보류하고 있는 비료 10만t의 북송이 가능하다고 통보하고 북한측의 호응을 촉구했다.

그러나 북한측은 당초 이달 말까지 우리측이 주기로 약속한 비료의 수송계획을 조속히 통보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비료수송을 재개하는 날 이산가족문제에 대해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우리측은 남북 인적교류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남북 당국 차원의 신변안전보장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으나 북한측은 금강산 관광객의 신변안전 문제는 현대측과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간에 잘 논의되고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

북한측은 이날 회담에서도 1차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서해교전사태에 대한 우리측의 사죄와 재발방지 보장을 거듭 요구했다.

북한측은 특히 서해교전사태와 관련해 ‘월간 조선’ 7월호가 다룬 황장엽(黃長燁)전북한노동당비서의 인터뷰기사를 비난하고 이에 대해 우리 정부가 책임질 것을 주장했다.

한편 우리측은 이산가족 교류와 관련해 월 1,2회 100명 정도가 상봉할 수 있도록 하되 첫 상봉은 9월 중순 판문점에서 실시할 것을 제안하는 한편 생사 및 주소확인을 위한 다음달 초부터 월 1회 300명 정도의 명단을 교환할 것을 요구했다.

남북은 다음 회담 일자를 확정하지 못한 채 추후 전화접촉을 통해 이를 논의키로 했다.

우리측 양영식(梁榮植)수석대표는 이날 회담이 끝난 뒤 “우리 제안에 대한 북한측 태도를 계속 지켜볼 것”이라며 “아직 회담이 결렬된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이징〓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