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여야간 타협의 여지는 있다. 우선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와 자민련이 총대를 메고 협상의 중재에 나선 만큼 국민회의가 마냥 이를 거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내에도 태도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재오(李在五)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특검제가 전면 도입되면 국정조사는 해당상임위 차원에서 진행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당지도부도 특검제 제도화를 조건으로 국정조사의 범위축소나 포기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하는 듯하다.
따라서 여야간 협상은 국민회의가 ‘고급옷 로비의혹사건’에 대한 특검제 도입을 수용하고 야당이 이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에 신축적인 입장을 보이는 시점에서 급진전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총무협상 결과가 의원총회에서 뒤집히곤 하는 한나라당의 복잡한 의사결정구조에 대한 여당의 불신 등으로 인해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