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金대행 총리홀대」발언 발끈

  • 입력 1999년 7월 5일 19시 09분


5일 국회에선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총재권한대행의 ‘총리 홀대’발언에 발끈, 고성을 퍼붓는 바람에 김대행이 뒤늦게 해명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김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본회의 개의를 기다리던 중 한나라당이 국회 자체를 보이콧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도대체 뭐하는 사람들이야”라며 화를 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의 국회 거부가 공동여당 내의 특검제 이견(異見) 탓”이라는 실무진 보고에 대뜸 ‘화살’을 김대행 쪽으로 돌렸다.

그는 “국민회의 총재인 대통령과 내가 합의했어. 특검제 받자고 말이야. 결단이야. 딴소리 하는 친구가 누구야”라고 소리쳤다. 그는 이어 “참는 것도 유분수지, 혼자서 잘 해보라고 그래. (특검제를)해서 안될 ‘구린’ 이유가 있나. 더 소리 지르지 않도록 해. (내가)소리지르면 좋지 않아”라고 ‘엄포’를 놓은 뒤 국회를 떠났다.

김총리가 이처럼 흥분한 것은 “특검제를 확대하겠다”는 자신의 2일 국회 답변에 대해 김대행이 “나는 국민회의 총재 지시를 받는 사람이다. 총리는 총리고 나는 나”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데 따른 것.

김대행은 이날 국민회의 의원총회 도중 김총리의 ‘격노’사실을 전해듣고 부랴부랴 의총장을 빠져나와 해명에 나섰다. 그는 먼저 김총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김총리가 전화를 받지않자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를 찾아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대행은 자민련측이 끝내 화를 풀지않자 이날 오후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사건’과 ‘고급옷 로비의혹사건’에 대해 특검제를 실시하자는 자민련 중재안을 받아들였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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